장마철만 되면 짐칸 관리가 두통거리다. 아침엔 멀쩡했는데 오후 빗줄기 맞고 나면 화물이 축축해지고, 심하면 골판지 박스가 녹아내린다. 우리가 현장에서 본 사고 대부분은 "이 정도야 괜찮겠지" 하고 방치한 결과였다. 비 오는 날 운행이 잦은 기사님들이 실제로 쓰는 방법을 정리했다.
덮개는 낡은 걸 접고 새걸 하나 더
비닐 덮개가 찢어진 줄 알면서도 "조금만 더" 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작은 구멍 하나가 주행 중 바람에 쭉쭉 찢어진다는 점이다. 덮개 한 장 값이 아까워서 미루다가 화물 손해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우리가 보기엔 덮개는 두 가지를 준비해 두는 게 답이다. 평소 쓰는 것, 장마철용 예비 하나. 낡은 덮개는 접어서 구석에 넣어 두고, 장마 시작 전에 새 제품으로 교체한다. 예비용은 비 예보 뜨면 바로 꺼내 쓸 수 있게 짐칸 한쪽에 고정해 둔다.
덮개 고정은 고무줄보다 로프가 낫다. 고무줄은 늘어나면서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빗물이 스며든다. 로프로 X자 묶기를 하고, 매듭은 짐칸 안쪽으로 당겨 넣어야 빗물이 타고 들어오지 않는다.
적재 순서를 바꾼다
비 오는 날은 싣는 순서부터 다르게 가야 한다. 물에 약한 화물은 짐칸 앞쪽, 벽면 쪽으로 붙인다. 뒤쪽 개방부나 측면 가까이에 두면 빗물이 스며들 확률이 높아진다.
골판지 박스는 바닥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팔레트나 각목을 깔고 그 위에 싣는다. 짐칸 바닥은 생각보다 물이 고이기 쉽고, 한번 젖은 골판지는 무게를 못 이긴다. 현장에서는 스티로폼 받침대나 방수 매트를 쓰는 경우도 많다.
적재 높이도 신경 써야 한다. 짐을 천장 끝까지 쌓으면 덮개가 화물에 밀착되면서 빗물이 스며들 여지가 커진다. 손바닥 두께 정도 여유를 두는 게 좋다.
환기구 점검은 출발 전에
윙바디나 탑차는 환기구가 있다. 평소엔 신경 안 쓰다가 장마철에만 문제가 된다. 환기구 고무 패킹이 딱딱해지거나 금이 가 있으면 그 틈으로 비가 새어 들어온다.
출발 전에 환기구 덮개를 열어 보고, 고무 부분을 손으로 눌러 본다. 탄력이 없거나 갈라진 부분이 보이면 교체 시기다. 부품 값이 비싸지 않으니 미리 갈아 두는 게 속 편하다.
환기구를 아예 막아 버리는 기사님도 있는데, 그건 추천하지 않는다. 짐칸 안 습기가 빠지지 않아서 오히려 곰팡이나 냄새 문제가 생긴다. 제대로 정비된 환기구는 빗물을 막으면서도 공기는 통하게 설계돼 있다.
물기 제거는 하차 후 바로
비 맞고 운행한 날은 하차 후 짐칸을 열어 둔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다음 날 냄새가 나고, 반복되면 녹이 슨다. 특히 냉동탑이나 윙바디는 밀폐 구조라서 물기가 잘 안 마른다.
마른 걸레로 바닥과 벽면을 한 번 닦아 주는 게 좋다. 귀찮아도 습관 들이면 차량 수명이 확실히 늘어난다. 우리가 매입하는 중고차를 보면, 관리 차이가 외관보다 짐칸 상태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가능하면 실내 주차장이나 지붕 있는 곳에 세워 두고, 문을 살짝 열어 통풍시킨다. 야외 주차라면 덮개를 벗겨서 물기를 털고, 짐칸 문은 닫아 둔다. 다시 비 맞는 것보단 낫다.
정리
장마철 화물 관리는 덮개, 적재, 환기, 건조 네 가지만 챙기면 된다. 덮개는 낡은 것 버리고 예비 하나 더 준비하고, 적재할 때는 물에 약한 짐을 안쪽으로 받침대 위에 싣는다. 환기구 고무 패킹은 출발 전 점검하고, 운행 끝나면 물기 닦고 통풍시킨다. 비 오는 날이 부담스럽다면 이 네 가지부터 습관으로 만들어라. 화물 사고 한 번 막으면 덮개 몇 장 값은 금방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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