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고 화물차 사러 가면 다들 긴장한다. 뭘 봐야 할지, 뭘 물어야 할지 모르겠고, 괜히 아는 척하다가 바보 될까 봐 입도 안 떼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질문 안 하고 사면 나중에 후회한다. 현장에서 오래 일한 우리가 보기엔, 꼭 물어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어려운 거 아니다. 그냥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사고 이력 있냐고 물어라
"사고 난 적 있나요?" 이거 꼭 물어라. 대답이 "없어요"면 보험 이력 보여 달라고 하면 된다. 있다고 해도 괜찮다. 사고 안 난 차가 드물다. 중요한 건 어디 부딪혔고 어떻게 고쳤냐는 거다.
범퍼 살짝 긁힌 건 문제없다. 프레임 휘거나 적재함이 크게 찌그러진 건 다르다. "어디 부딪혔어요?" "수리는 어디서 했어요?" 까지 물어봐라. 공업사에서 제대로 고쳤으면 괜찮은데, 그냥 펴서 덧칠만 했으면 나중에 문제 생긴다.
주로 뭘 실었는지 물어라
짐 종류가 차 상태를 결정한다. 철근이나 석재 같은 무거운 거 주로 실었으면 서스펜션이랑 프레임이 많이 지쳐 있다. 택배나 농산물 실었으면 상대적으로 덜하다.
"주로 뭘 실으셨어요?" 이것만 물어봐도 차 컨디션이 어느 정도일지 감이 온다. 과적 자주 했는지도 슬쩍 물어봐라. 솔직하게 답하는 사람도 있고 얼버무리는 사람도 있는데, 반응만 봐도 짐작은 된다.
엔진 오일 언제 갈았냐고 물어라
"엔진 오일 언제 교환하셨어요?" 이거 물어보면 차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나온다. 정확한 날짜를 대면 관리 잘한 거다. "글쎄요, 작년에?" 이러면 대충 탄 거다.
오일 교환 주기 안 지킨 차는 엔진 내부가 지저분하다. 당장 문제 안 생겨도 나중에 온다. 정비 수첩이나 카드 내역 보여 달라고 해도 된다. 거절하면 그냥 다른 차 보러 가라.
타이어 몇 개 바꿨는지 물어라
타이어는 소모품이다. 바꾼 개수가 많으면 그만큼 많이 탔다는 뜻이다. "타이어 몇 번 바꾸셨어요?" 물어보고, "어디 걸 끼웠어요?" 까지 물어봐라.
싸구려 중국산만 계속 끼웠으면 차를 막 굴린 거다. 제대로 된 브랜드 타이어 끼웠으면 관리에 신경 쓴 거다. 지금 끼워진 타이어 상태도 같이 봐라. 앞뒤 마모가 심하게 차이 나면 정렬이 안 맞은 거다.
몇 년 탔고 왜 파냐고 물어라
"몇 년 타셨어요?" "왜 파세요?" 이 두 개는 세트다. 얼마 안 탔는데 파는 건 이유가 있다. 사업 접는다, 큰 차로 바꾼다, 이런 답은 괜찮다.
"그냥요" "차 바꾸려고요" 이렇게 애매하게 대답하면 뭔가 있다. 고장 잦아서, 연비 너무 안 나와서, 이런 이유일 수도 있다. 우리가 보기엔 애매한 답 나오면 한 번 더 파고들어야 한다. "불편한 거 없었어요?" 정도는 더 물어봐라.
떨림이나 이상한 소리 없었냐고 물어라
"주행 중에 떨림이나 이상한 소리 없었어요?" 이거 물어보면 대부분 "없었어요" 한다. 그럼 "아, 그럼 시운전 때 생기면 말씀드릴게요" 이렇게 못 박아라.
나중에 시운전하면서 뭔가 나오면 "아까 없다고 하셨는데요?" 하고 가격 깎을 근거가 생긴다. 애초에 말 안 했으면 나중에 "원래 있던 건데 모르셨어요?" 이렇게 발뺌당한다.
정비 기록 볼 수 있냐고 물어라
"정비 받은 거 기록 있으세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이상한 건 아니다. 기사님들이 다 꼼꼼하게 기록 남기진 않는다. 하지만 물어는 봐야 한다.
카드 내역이나 정비소 영수증,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라도 보여주면 믿을 만하다. 아무것도 없으면 "기억나시는 큰 수리 있으세요?" 라도 물어라. 미션 갈았다, 터보 바꿨다, 이런 큰 건 기억한다.
지금 당장 고쳐야 할 거 있냐고 물어라
"지금 당장 고쳐야 할 거 있나요?" 솔직한 사람은 말한다. "브레이크패드 슬슬 갈아야 해요" "에어컨 바람이 약해요" 이런 거 미리 알려주면 좋은 거래다.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 "그럼 제가 확인하고 나온 거 있으면 조율해야겠네요" 하고 말해둬라. 나중에 정비소 들렀을 때 뭔가 나와도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다.
차량 서류 다 있냐고 물어라
"등록증이랑 자동차세 납부 확인증 있으세요?" "보험 가입 증명서는요?" 이런 거 물어봐라. 서류 안 갖춰진 차는 나중에 이전등록할 때 골치 아프다.
압류나 저당 걸린 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차량 압류 조회 한번 해봐도 될까요?" 하고 물어봐라. 거부하면 그냥 거래 접어라. 서류 깨끗한 차 많다.
마지막 가격은 얼마냐고 물어라
다 보고 나서 "최종 가격 얼마까지 되세요?" 이거 꼭 물어라. 처음 부른 가격에 살 필요 없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협상 여지를 두고 부른다.
급하게 팔아야 하는 사람은 내려준다. 안 내려주면 그것도 괜찮다. 다른 차 더 보면 된다. "생각해 보고 연락드릴게요" 하고 여러 대 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정리
중고 화물차 볼 때 물어야 할 건 많지 않다. 사고 이력, 실었던 짐, 오일 교환, 타이어 교체, 매각 이유, 이상 증상, 정비 기록, 당장 고칠 거, 서류, 최종 가격. 이 열 가지만 물어봐도 차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어려운 질문 아니다. 그냥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대답 듣고 시운전하고 정비소 데려가서 확인하면 된다. 조급하게 사지 마라. 질문하고 확인하는 게 나중에 후회 안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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