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화물차에서 다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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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기준으로 달면 안 되는 이유

승용차 블랙박스는 대개 룸미러 뒤나 계기판 위에 붙인다. 보닛이 짧고 앞 유리가 넓어서 그게 맞다. 화물차는 다르다. 보닛이 길고, 앞 유리가 거의 수직이고, 운전석이 높다. 승용차 감각으로 달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안 찍힌다.

현장에서 보면 블랙박스를 룸미러 바로 뒤에 단 차가 많다. 습관이다. 그런데 화물차는 보닛 끝이 카메라 시야에 안 들어온다. 앞 범퍼 아래로 오토바이나 보행자가 지나가도 화면엔 도로만 나온다. 사고 나면 "내가 먼저 섰는데" 증명이 안 된다.

우리가 보기엔 화물차 블랙박스는 승용차보다 낮게, 앞쪽으로 치우쳐 달아야 한다. 각도도 아래로 더 꺾어야 한다. 보닛 끝이 화면 아래쪽에 살짝 걸쳐야 앞 공간을 제대로 담는다.

전방 카메라, 어디에 어떻게

전방 카메라는 앞 유리 중앙보다 운전석 쪽으로 조금 치우쳐 다는 게 낫다. 이유는 간단하다. 화물차 보닛은 넓고, 운전석은 왼쪽에 있다. 중앙에 달면 오른쪽 보닛만 넓게 찍히고 정작 운전자 시야와 비슷한 각도가 안 나온다.

높이는 룸미러 아래쪽 정도. 너무 위로 올리면 하늘만 찍히고, 너무 아래면 계기판이나 대시보드가 화면을 가린다. 각도는 수평보다 살짝 아래로. 보닛 끝이 화면 하단에 조금 보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래야 앞차와의 거리, 신호등, 보행자가 다 들어온다.

선 정리도 중요하다. 화물차는 진동이 세다. 전원선을 대충 늘어뜨리면 주행 중 흔들려서 시야를 가리거나 카메라가 헐거워진다. 천장 내장재 틈에 끼우거나 양면테이프로 고정해야 한다. 시거잭 방식이면 선이 길어지니까 더 신경 써야 한다.

후방 카메라, 각도가 전부

후방 카메라는 뒷유리 중앙 상단에 다는 게 기본이다. 문제는 각도다. 화물차는 적재함 때문에 뒤가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카고 트럭이면 아예 뒷유리가 없다. 그럴 땐 후방 카메라를 번호판 위나 적재함 뒤쪽에 외장으로 단다.

외장 카메라는 방수가 되는 제품을 써야 한다. 빗물, 세차, 겨울철 염화칼슘이 다 묻는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번호판 바로 위에 달고, 각도를 약간 위로 올린다. 너무 아래로 향하면 바닥만 찍히고, 수평으로 하면 뒤차 헤드라이트가 역광으로 들어와 번호판이 안 보인다.

선 연결도 까다롭다. 앞에서 뒤까지 선을 끌어야 하는데, 화물차는 적재함 때문에 경로가 복잡하다. 내장재 안쪽으로 돌리거나, 프레임을 따라 외부로 배선해야 한다. 대충 하면 문 여닫을 때 선이 끊어지거나 빗물이 스며든다. 이건 직접 하기 어려우니 블랙박스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낫다.

사각지대는 어차피 남는다

화물차는 사각이 많다. 앞, 뒤 카메라 두 개로는 다 못 담는다. 좌우 사이드미러 아래, 조수석 쪽 보닛 끝, 적재함 옆구리는 기본적으로 안 찍힌다. 4채널 블랙박스를 쓰면 좌우까지 커버할 수 있지만, 설치 비용이 올라가고 배선이 복잡해진다.

우리가 현장에서 보기엔 대부분 기사님은 전후방 2채널로 쓴다. 좌우는 블랙박스보다 사이드미러 각도 조정과 목격자 확보로 대응하는 편이다. 좁은 골목이나 후진 많이 하는 노선이면 후방 카메라를 두 개 다는 경우도 있다. 하나는 넓게, 하나는 번호판 확인용으로.

사각이 걱정되면 주·정차할 때 주변을 한 번 더 보고, 출발 전에 차 주위를 도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다. 블랙박스는 만능이 아니다. 찍히지 않은 곳에서 생긴 일은 증명이 안 된다.

전원 방식, 상시인가 주행인가

블랙박스 전원은 크게 두 가지다. 시동 켜면 작동하는 주행 모드, 시동 꺼도 계속 켜지는 상시 모드. 화물차는 대부분 주행 모드로 쓴다. 이유는 배터리 방전이다. 승용차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지만, 화물차는 며칠씩 세워 두는 경우가 많다. 상시 녹화하면 배터리가 빠진다.

주차 중 충격 감지 기능이 있는 제품도 있다. 충격이 오면 잠깐 녹화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소모가 덜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가벼운 접촉은 감지 못 할 때도 있고, 민감하게 설정하면 바람에도 켜진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주행 모드만 쓰고, 주차는 CCTV 있는 곳을 찾거나 따로 주차 카메라를 단다.

보조배터리를 추가로 다는 방법도 있다. 블랙박스 전용 배터리를 달면 차량 배터리와 분리돼서 방전 걱정이 덜하다. 비용은 더 들지만, 밤새 주차하는 일이 잦으면 고려해 볼 만하다.

정리

블랙박스는 어디에 다느냐가 찍히는 걸 결정한다. 화물차는 승용차와 구조가 다르니까 위치와 각도를 다르게 잡아야 한다. 전방은 운전석 쪽으로 치우쳐 낮게, 보닛 끝이 살짝 보이게. 후방은 적재함 형태에 맞춰 내장 또는 외장으로, 각도는 뒤차 번호판이 잘 보이게. 사각은 어차피 남으니까 블랙박스만 믿지 말고 주변 확인 습관을 함께 들여라. 전원은 배터리 방전 방지를 위해 주행 모드 위주로 쓰고, 필요하면 보조배터리를 고려해라. 설치가 어려우면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시간과 돈을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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